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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총선 이후, 대한민국 세법 이슈는?

by 포토리얼터 2024. 3. 10.

2022년 대선은 부동산세 이슈, 그럼 이번 총선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내내 논란이었던 종합부동산세 등을 중심으로 여야가 치열하게 공방 했다면, 오는 4월 총선 이후에는 법인세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기획재정부가 기업의 모래주머니를 없애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한 법인세 최고세율 3% 인하가 불발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이번 총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인세는 말 그대로 개인이 아닌 법인에 부과되는 세금이죠.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개인에게는 소득세가, 법인에는 법인세가 부과되는데 해외 진출 기업이 많아지는 현시점에서, 세계 각국의 법인세율은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됩니다.

법인세 인하 주장이 나올 때마다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규범)'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도 세계 각국이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을 놓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2년 기준 OECD 38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평균 21.49%입니다.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34%의 콜롬비아이며, 낮은 국가는 스위스(8.5%)와 헝가리(9%)입니다. 이밖에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1%, 영국 25%, 독일 15%, 프랑스 25%, 이탈리아 24%, 일본 23.2%입니다. 우리나라는 2022년 25%였지만, 세법개정으로 지난해부터는 1% 낮아진 24%입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조세경쟁력을 갖추어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 인하하는 세법개정안을 지난 2022년 추진했었지만 야당이 부자감세라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여 1% 인하에 만족해야 했었습니다.

 

사실 법인세는 아래 표에서 보듯이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인하,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인상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거듭해 왔죠. 그래서 MB정부가 들어선 뒤 법인세율은 25%에서 22%까지 인하됐고, 문재인 정부 때는 다시  25%로 인상됐었습니다. 보수정권은 기업 투자 활성화로 경기부양을 한다는 논리로, 진보정권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복지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로 오랜 시간을 대치해 왔던 것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감세'입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법인세 개편을 여야의 대결 구도로 보는 인식이 강합니다.

숨죽이는 정부·여당…총선 승패에 따라 달라지는 시나리오

 

지난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 3% 인하가 좌절된 후 이제까지 정부·여당은 법인세 인하를 재추진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소야대라는 정치 지형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재추진해봐야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계산이었죠.

만약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주장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부자감세'를 한다고 공격하고 있는데, 법인세 인하도 같은 논리로 대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법인세 최고세율 3% 인하 불발 직후,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폭 높이는 반도체특별법을 반대한 야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야당이 입장을 바꿨던 기존의 사례를 감안하면 총선 이후 야당이 반보 정도 물러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죠. 여당이 압도적인 표차로 야당을 이긴다면 연내 법인세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올해 세법개정안에 이를 포함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의 변수는 세수부족입니다. 지난해 56조 4,000억 원의 세수펑크가 났는데, 이 중 법인세가 24조 6,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법인세율 인하가 국가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공격이 거세지면 여당 입장에서도 추진 동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법인세, 연말 정기국회서 쟁점으로 부상할 듯…그러나 국민들 관심은 낮아...

 

제22대 국회가 탄생한 뒤 처음 열리는 첫 정기국회에서 법인세는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번 총선에서의 국민적 관심은 현저하게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22년 대선 때는 부동산 세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데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세 부담이 몇 년 새 급격하게 늘어나며 국민적 관심이 컸었지만 법인세의 경우는 개인이 직접 내는 세금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에서는 다소 멀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총선에서는 세금 공약이 그리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지난 대선 때는 종부세가 과도해서 세금이 이슈가 됐었지만, 현재는 국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세금 이슈가 없습니다. 그나마 공약으로 할 만한 것이 상속증여세나, 저출산 관련 세제지원 정도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총선 이후에 야당이 무작정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3년 후 치러질 대선을 감안한다면, 야당이 글로벌 추세와 기업경쟁력을 감안해 법인세에 대해 정치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라고 도 생각 됩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회장의 의견을 빌리자면 총선 이후에 상증세율이나 가업상속공제 등과 관련해 이슈가 될 수는 있다"며 "법인세 최고세율의 경우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내릴 것이고,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유지할 것이다.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최고세율을 올릴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지선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1일 열린 '2023 조세 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법인세율의 합리화 방안'의 주제발표를 통해 "법인의 소득은 주주와 근로자, 소비자 중에서 누가 부담하느냐가 문제인데, 결과적으로 개인 소득으로 귀속된다"며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그 부담이 근로자들에게 전가되고, 법인은 세후 소득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도 그 부담이 전가된다며 법인세를 인하하면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법인세 개편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국민들이 법인세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번 총선 때 소중한 한 표를 어떻게 행사하는지에 따라 올 연말 정기국회 법인세 논의 방향이 정해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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