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리 하락기에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일부 은행에서는 오르고 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반대로 고정금리형 금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해 최저금리가 기준금리보다도 낮게 책정되었습니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이미 충분히 낮은 수준인 만큼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4개월 동안 약 0.1~0.2%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형 최저금리는 올 1월 말 연 3.7%에서 지난달 30일 기준 연 3.46%로 0.23% 포인트 낮아지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고정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3.45%에서 3.25%로 0.2% 포인트 인하했고, 신한은행
(연 3.3%→3.22%)과 우리은행(연 3.65%→3.59%)도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반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오르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6개월마다 변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최저금리를 지난 1월 말 연 4.0%에서 지난달 말 연 4.27%로 0.27% 포인트 인상했고,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4.9%에서 연 5.14%로 0.24% 포인트 올렸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보합 수준 (연 4.75%→4.73%)을 보였지만, 국민은행은 비교적 큰 폭 (연 4.07%→연 3.8%)으로 금리를 내렸습니다.
이처럼 고정금리형 주담대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금융당국이 고정금리형 주담대 확산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정책대출을 제외한 주담대 잔액 중 고정금리형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 말 기준 18%에서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라고 은행들에 주문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 정책에 따라 소비자가 주담대를 받을 때 변동금리형보다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도록 이끌기 위해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책정했다”라고 했습니다.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가 일부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의 고민은 커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빠르게 떨어진다면 당장은 변동금리형 주담대가 이자 부담이 크더라도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긴축적 통화정책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변동금리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는 게 더 낫기 때문입니다.
올해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대출을 받을 때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요소입니다.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개인의 대출 한도에 반영하는 DSR 제도로 인해 변동금리형을 택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
한도가 고정금리형을 택할 때보다 작아졌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는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선택할 경우, 대출 한도가 작년
대비 2~3% 줄어들고, 변동금리형을 택하면 4% 축소됩니다.
하반기부터는 고정금리형(3~6%)과 변동금리형(9%)의 대출 한도 감소율 격차가 더욱 확대됩니다.
이에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길 원하는 소비자라면 변동금리형 주담대가 불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변동금리형보다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라 향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미 낮아진 주담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운 만큼 현재로서는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