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노선 중 최초 개통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3월 30일 드디어 개통합니다. GTX A·B·C 전 노선을 통틀어 최초 개통하는 것인데요, GTX-A 수서~동탄 구간이 운행을 시작하면 버스로 약 1시간 30분, 차로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리던 시간이 단 20분으로 단축됩니다.
물론 20분이라는 시간은 열차를 타는 시점에서 종점까지 걸리는 시간 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승강장까지 가는 시간, 배차 간격, 환승 거리 등은 포함되지 않은 시간입니다. 모두 출퇴근 시간을 감안하면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이러한 요소까지 모두 고려한, GTX-A 이용객의 실제 출퇴근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미리 기자들이 20일 GTX-A를 탑승하고 수서역, 성남역, 동탄역 승강장을 이용해 봤다고 합니다.
| 지하철 속도의 약 3배. 그러나 아쉬운 점은 배차간격 |
기존 지하철과 GTX-A의 가장 큰 차이는 단연 ‘속도’로 볼 수 있습니다. GTX-A 차량의 최고 시속은 180㎞, 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 속도인 표정속도는 시속 100㎞입니다. 지하철 표정속도가 시속 26㎞(1호선)에서 40㎞(4호선)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배 정도 더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 수서역에서 성남역까지 걸린 시간은 7분, 성남역에서 동탄역까지 걸린 시간은 12분으로 수서역에서 동탄역까지 총 19분에 주파했다고 합니다.
속도는 빨랐지만 승차감은 지하철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최고 시속에 근접해 달릴 때에만 KTX 등 고속철도를 타는 것 같은 진동과 소음이 느껴졌을 뿐 열차 내 통신도 원활한 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긴 배차 간격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고 있습니다. GTX-A 수서~동탄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오전 6시 30분~9시, 오후 4시 30분~7시)에는 평균 17분, 그 외 시간대에는 평균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이는 한 번 열차를 놓치면 수서~동탄 구간 전체를 운행하는 시간만큼을 기다려야 하는 셈입니다.
배차 간격이 긴 이유는 GTX-A 노선은 기존 SRT 열차와 철로를 절반씩 공유하기 때문이라는데, '향후에도 배차간격을 단축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라는 것이 국가철도공단 GTX사업단장의 의견입니다. 대신 공단 측은 GTX 운행 시간에 맞춰 주변 대중교통 운행 시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6번 탄다? |
GTX는 지하 40~50m 깊이의 대심도를 달립니다. 특히 주요 거점을 직선 노선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일반 지하철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대신 승객들이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은 감수해야 합니다.
동탄역 같은 경우는 GTX 승강장이 지하 6층에 있어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만 6번을 탄답니다. 혼잡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성인 여성 걸음 기준으로 약 6분 정도 소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서역에서도 지하 2층 대합실에서 지하 4층 승강장까지 꽤 긴 길이의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한답니다.
단, 같은 선로를 공유하는 SRT와의 환승은 비교적 용이한 편이라고 합니다. 특히 동탄역은 GTX 승강장과 SRT 승강장이 서로 마주 보는 구조로 지어져 있어 GTX에서 내린 뒤 승강장 양끝에 위치한 개찰구로 이동, 미리 예매해 둔 SRT 표를 태그 하면 별도의 층간 이동 없이도 바로 환승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환승역인 수서역·동탄역과 달리, 성남역은 기존에 없던 역을 새롭게 지은 것이기 때문에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총 5개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거리는 3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성남역도 판교·여주로 가는 경강선과 2분 이내 환승이 가능하며 경강선 승강장과 GTX 승강장이 위아래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GTX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한 번만 타면 바로 경강선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좀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하루 예상 이용 승객 약 2만여명 |
역사가 잘 설계되어 있더라도, 이용 승객이 많아 혼잡도가 높다면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죠.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게 되어 계획한 시간에 열차를 타지 못하게 되는 수도 생길 수 있습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수서~동탄 구간 예상 수요는 하루 평균 2만 1,500여 명으로 추산합니다. 오전 7~9시 피크타임에는 승·하차 시 각각 약 5,000명 정도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중 4개 역 가운데서는 동탄역 이용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열차는 상·하행 각각 60회씩, 하루 총 120회 운행됩니다. 열차 1편당 탈 수 있는 승객 수는 혼잡도 100% 기준 약 1,000여 명, 130% 기준에서는 약 1,200명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상 수요 분석과 열차 운행 계획을 고려했을 때, 수요 대비 수송 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인데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봐야 알겠죠.
| GTX-A 노선 이용 요금은? |
21일 국토교통부는 GTX 수서~동탄 구간 기본요금(10km)을 3,2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여기에 5km마다 거리 요금 250원이 추가됩니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1,400원)의 두 배가 넘는 가격입니다. 수서~동탄은 4,450원, 수서~성남은 3,450원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서~동탄 SRT(7,400원)와 비교하면 GTX가 2,950원 저렵합니다. 버스·전철과 GTX를 갈아탈 때는 환승 할인도 적용되며 K-패스 할인 적용 시 이 구간 요금은 일반인은 3,560원, 청년 3,110원, 저소득층은 2,070원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경로, 장애인, 유공자 할인을 비롯해 추가로 주말 할인도 있습니다.
삼성역과 동탄역을 연결하는 GTX-A 노선의 총 사업비는 2조 1,349억 원, 사업 기간은 2014년부터 10년입니다. 전체 구간은 총 39.7㎞인데, 이중 재정이 투입된 수서~동탄 구간(34.9㎞)만 우선 개통되는 것이며,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 하반기,
서울역~수서 구간은 2028년 개통 예정입니다.